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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졸업미사 강론
[ 작성일 : 2018-01-22 15:22:29, 조회 : 1134 ]

졸업미사 (2017)

         

찬미예수님,

사랑하는 신학생 여러분, 즐거운 겨울방학입니다. 사제품을 앞둔 부제 여러분, 대학원 졸업을 축하합니다. 학부를 마치고 광주가톨릭대학교를 떠나 서울로 가는 수도회 신학생 여러분 그리고 사랑의 씨튼 수녀회 박태정 수녀님과 성바오로딸 수녀회 이수진 수녀님, 학부 졸업을 축하합니다. 군입대와 사도직 실습 등으로 신학교를 몇 년동안 떠나 있을 신학생과 수도자 여러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자랑스러운 대건의 후예들인 사랑하는 부제 여러분, 여러분은 어떤 사제가 되고 싶습니까? 어떤 사제상을 살고 싶습니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황으로 선출되신 후 여러 차례 돈의 문화를 끝내십시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를 만드십시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교황님께서는 성경에 나오는 금송아지 숭배가 오늘날 새롭고 비정한 모습으로 되살아나고 있으며, 사람들은 인간적 목표가 결여된 돈의 문화 속에서 품위를 잃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자신의 재물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지 않는 것은 가난한 자들을 강탈하는 것이며 그들에게서 생명을 빼앗는 것이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우리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것이다.”라는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의 가르침을 새겨들어야 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교황님의 이런 말씀은 교부들의 가르침과 일치합니다. 많은 교부들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부를 나누지 않는 것은 강도짓을 저지르는 것과 같고 하느님께서 부를 주신 것은 그 부를 가난한 이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기 위함이다.” 고대 교회에서는 교회가 부와 자선에 대해 끊임없이 가르치고 강조했기 때문에 고대 교회의 신자들은 누구나 자신이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과 나누지 않는 것은 남의 것을 훔치는 도둑질과 같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직접 들어봅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나에게 필요 없는 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 것은 도둑질과 다를 바 없음을 잘 압니다. .

         

그리스도인은 남의 것을 훔치지 말아야 함은 물론 가진 것을 가난한 이들과 나누지 않아도 도둑질과 같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우리는 자비롭게 그리고 열심히 이 두 가지 자선, 곧 주는 일과 용서하는 일을 베풉시다.

         

부자들의 잉여물은 가난한 이의 필수품이기 때문에, 당신에게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간에 그것은 결코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와 암브로시우스도 같은 말을 합니다.

         

그대들의 부를 나누지 않는다면, 그것은 강도짓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대들에게 더 많은 부를 허락하신 것은, 그 부를 아무렇게나 사용하여 향락에 빠지거나 방탕한 생활을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분이 가진 것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라는 뜻입니다.

         

그대가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것은 당신의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그 사람의 것을 되돌려 주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그대는 마땅히 갚아야 할 것을 갚는 것일 뿐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가 왜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 앞에서 거지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구걸하는 거지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우리 자신도 하느님 앞에서 거지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거지를 대하는 그대로 당신 앞에서 거지인 우리를 대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부제 여러분,

그리스도인의 삶은 지식이 아닙니다. 신앙인의 삶은 이론이 아닙니다. 신앙이 삶과 일치할 때, 우리의 삶, 사제의 삶, 우리의 기도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사제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여러 가지 차원에서 다양하게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한 마디로 대답하겠습니다. 사제는 신앙과 삶을 끊임없이 일치시켜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복음의 가르침에 충실한 사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사제, 소외받고 고통받은 이들에게 벗이 되고 힘이 되어주는 사제, 항상 기도와 삶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하는 사제가 되기 바랍니다. 가난한 이들이 겪는 고통과 비참한 현실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신학교 못자리에서 배우고 익힌 것을 직접 실천하며 살아가십시오. 그리하여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십시오. 한국교회와 대한민국 우리나라에 희망이 되어 주십시오.

         

2017. 12. 9.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

노성기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