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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입학미사 강론
[ 작성일 : 2017-03-17 09:11:08, 조회 : 1296 ]

+ 찬미예수님,


   광주가톨릭대학교에 입학한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은 광주가톨릭대학교의 쉰다섯 번째 개교기념일입니다. 지금 우리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광주가톨릭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 1학년들을 축하하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크신 은총과 사랑입니다.
  신학교를 라틴어로 seminarium(세미나리움)이라고 합니다. seminarium이란 단어는 semen(씨앗) + arium(집단적으로 많이 있는 곳)이라는 단어로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seminarium은 씨앗이 많이 뿌려진 곳 즉, 못자리, 종묘, 씨앗이 뿌려지는 땅(seed-bed, breeding grounds)이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물을 영어로 water라고 하지만 라틴어로는 aqua라고 합니다. 그래서 수족관을 aquarium(aqua + arium)이라고 합니다. Seminarium이라는 단어는 트렌토 공의회(1545-1563)의 문헌, ‘Cum adolescentium aetas’에 처음 나옵니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신학교’, 즉 최초의 근대적인 신학교는 트렌토 공의회(1545-1563) 이후에 생겨납니다. 트렌토 공의회는 1563년 23차 회기에서 카논 ‘Cum adolescentium aetas’를 발표하여, 교구 신학교를 신설해야 한다고 천명했습니다. 트렌토 공의회는 본격적인 신학교, 엄밀한 의미에서의 신학교가 필요하다고 천명했습니다. 그 결과 1564에 최초로 움브리아와 리에티 지역에 라리노 신학교, 1565년에 밀라노 신학교 그리고 제노바, 피렌체 등지에 많은 신학교가 생겨났습니다. 독일에서도 여러 신학교가 설립되었고, 1564년에 폴란드에 그리고 1567년에 헝가리에 신학교가 생겨났습니다. 그 뒤 유럽 전역에 교구 신학교가 생겨났습니다. 
  베네딕토 성인은 수도 공동체를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수도원 공동체뿐만 아니라, 신학교 못자리 공동체도 “주님을 섬기는 학원”입니다. 신입생 여러분은 이곳 못자리 공동체에서 형제적 사랑과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배우게 될 것입니다. 못자리 공동체는 신학생들과 교수신부님들이 함께 생활하고 기도하고 공부하면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학원입니다. 신학교 공동체는 ‘신앙의 공동체, 기도의 공동체, 배움의 공동체, 봉사의 공동체, 사랑의 공동체, 친교의 공동체, 일치의 공동체’입니다. 못자리 공동체에서 신학생 여러분들은 동료 신학생들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서 그리고 교수신부님들과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서 주님의 제자로서 양성됩니다.
  사랑하는 신학생 여러분,
  우리는 ‘렉시오 디비나’라는 주제로 이번 개학 피정을 마쳤습니다. 개학 피정을 통해 배운 렉시오 디비나를 이제 우리가 삶으로 실천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렉시오 디비나에 대한 교부들의 가르침을 잠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베네딕투스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묵상이란, 말씀을 읽고 또 읽는 것이요. 읽은 것을 되뇌고 응얼거리고 다니는 것이며, 되씹고 소리내어 읊는 것이요. 정신에 붙박아두고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다.” 성 베네딕투스, 수도규칙 4,55-56; 48; 49,4 참조; 엔조 비앙키, 『말씀에서 샘솟는 기도』, 이연학 역, 32.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도 우리에게 말합니다. “집에 돌아가서, 우리는 두 개의 식탁 즉 하나는 음식을 위한 식탁, 다른 하나는 말씀을 경청하기 위한 식탁을 준비합시다. 남편은 교회에서 들은 말씀을 다시 읽으십시오. 부인은 그 말씀을 익히고, 자녀들도 그 말씀을 경청 … 하십시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창세기 강해 6장 2절』; PG 54,607; SC433, 295-297쪽.
 

“집에 돌아가거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성서를 펼쳐 들고 교회에서 들은 말씀을 다시 반복해서 읽어야 할 것입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마태 복음 5장 1절 단편』; PG 57,55s.

   

  그는 또 말합니다. “자, 여러분은 두 개의 식탁을 차렸습니까? … 그런데 그중 하나는 다른 것보다 훨씬 나은 것입니다. 하나는 요리하는 사람의 손이 차린 식탁이지만, 다른 하나는 예언자들의 말씀이 차린 식탁입니다. 하나는 땅의 소출을 올려놓은 식탁이지만, 다른 하나는 성령으로부터 오는 열매를 올려놓은 식탁입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창세기 7장에 대한 강론, 301-303쪽.
 

  아를의 대주교 카이사리우스도 우리에게 말합니다. “친애하는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을 다해서 성경을 독서하도록 애쓰십시오.” 아를의 대주교는 저녁이 되면 사제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묵상한 것에 대해 이렇게 자주 물었다고 합니다. “오늘 여러분은 무엇을 먹었습니까?”


  사랑하는 신학생 여러분, 여러분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 나는 무엇을 먹었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십시오. 성경 말씀에 여러분의 영혼이 젖어들게 하십시오. 하느님 말씀에 젖어든 영혼을 간직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