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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학년도 졸업미사
[ 작성일 : 2011-11-28 11:49:35, 조회 : 3942 ]

  오늘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또한 오늘은 신학교 7년 과정을 마치고 못자리를 떠나는 부제님들의 졸업미사와 학부졸업미사 그리고 재학생 여러분들의 방학미사를 거행하는 날입니다. 신학교를 떠나는 부제님들에게 어떤 강론을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부활하신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하셨던 질문을 갖고 강론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한 복음 21장 15절-17절의 내용에 대한 강론을 준비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베드로에게 질문하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베드로가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 어린 양들을 돌보아라.” 예수님께서 다시 물으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베드로가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십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예수님께서 또 다시 질문하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라고 베드로가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또 다시 말씀하십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예수님의 질문은 비단 베드로와 제자들에게만 해당된 질문이 아닙니다. 지금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 질문이기도 합니다. 부제님들은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대답에 걸맞은 삶을 살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자신들의 대답에 걸맞은 삶을 살았습니다. 자신들의 삶으로써 그 대답을 증언했습니다. 부제님들도 여러분의 대답에 걸맞은 삶을 살기 위해 평생토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을 걸맞게 살았으니, 내일은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자신의 대답에 걸맞은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삶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어야 합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님의 인격이 우리들의 삶의 중심이어야 합니다.


  부제님들은 7년 전 혹은 약 10년 전에 이곳 못자리에 입학해서 여러분의 시간을, 여러분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곳 못자리를 떠납니다. 그동안 여러분이 배우고 익혔던 모든 것,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간직하고 결심했던 모든 것, 함께 생활하면서 나누고 느꼈던 모든 것을 간직한 채, 이곳 못자리를 떠납니다. 이제 여러분 앞에는 여러분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상에 예수님의 사랑을 전할 시간이, 세상을 복음의 메시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 시간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시간은 여러분의 시간입니다. 그 시간은 여러분이 책임져야 할 시간입니다. 2011년 서품자 여러분 모두가 책임지고 가꿔 가야할 시간입니다.


  이것은 비단 부제님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학부를 졸업하고 수도회로 돌아가거나 서울신학교로 떠나는 수도회 신학생과 수녀님, 그리고 1년간 현장 체험을 하기 위해 떠나는 신학생들, 군입대를 신학교를 떠나는 2학년들, 그리고 재학생 여러분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방학이란, 여러분 각자가 여러분이 신학생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예수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고 증거해야 할 시간이고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결코 놓치지 마십시오. 방학이란 여러분이 신학교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배우고 익혔던 것을, 즉, 여러분의 표현을 빌려 말하다면 ‘타율적으로’ 배우고 익혔던 것을 여러분이 말하고 원하는 ‘자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고 기회입니다. 그 시간과 기회를 낭비하지 마십시오. 자율을 헛되이 버리지 마십시오. 포기하지 마십시오.


사랑하는 부제님, 이제 여러분은 이곳 못자리에 신학생의 신분으로 다시 돌아오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광주가톨릭대학교가 여러분의 자랑이 되고, 여러분 모두가 광주가톨릭대학교의 자랑이 되는 그런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김경민 부제님, 부제님은 제주교구의 희망입니다. 희망이어야 합니다. 제주교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희망이 되십시오.


  이장춘 부제님, 이상훈 부제님, 김주형 부제님, 이원재 부제님, 고장원 부제님, 김지광 부제님, 부제님들은 전주교구의 희망입니다. 희망이어야 합니다. 전주교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희망이 되십시오.


  이민규 부제님, 성종명 부제님, 조용한 부제님, 방래혁 부제님, 함경주 부제님, 오병화 부제님, 김선웅 부제님, 부제님들은 광주대교구의 희망입니다. 희망이어야 합니다. 광주대교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희망이 되십시오.


  우리의 스승이시고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결코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인 사도들도 결코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셨습니다. 훌륭한 교부들과 위대한 성인 성녀들도 결코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셨습니다. 부제님들도 결코 현실과 타협하지 마십시오. 현실에 안주하지 마십시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현실에 안주하거나 현실과 타협하더라도 부제님들은 결코 현실에 안주하거나 현실과 타협하지 마십시오. 흐리지 않는 물은 반드시 썩기 마련이듯이, 현실에 안주하거나 현실과 타협하면 반드시 썩을 수밖에 없습니다.


  부제님들이 한국교회의 희망입니다. 희망이어야 입니다. 교회의 많은 문제들, 즉, 냉담자 급증 문제, 청년과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교회, 재미가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초등부․중고등부 교리수업, 가정 문제, 이주민 사목문제 등. 교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할 주인공이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사제직의 첫 발을 준비하기 위해 이곳 못자리를 떠나는 부제님들을 지켜주시고 보호하시어 그들이 한국교회의 희망이 되게 하소서. 아멘.


 


2010. 12. 8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 노성기 신부